글 _ 장효정 본지 학생기자(연세대학교 산업디자인학/실내건축학 전공)

  “새로운 곳을 다니며 신선한 무언가를 갈구하고 탐방하는 것을 좋아하나요?”라는 질문을 상기하며 글을 시작하고 싶다.
 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는 매우 많은 이벤트 공간들이 하루하루 우리 앞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. 그 이벤트 공간 중 정점에 있는 것 중 하나가 팝업 스토어이다.
당장 홍대와 성수, 도산에만 가보아도 이런 이벤트를 즐겨 찾는 연령층인 20~30대를 겨냥하여 하루에도 몇 개씩, 일주일이면 몇십 개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.
  예전에 팝업 스토어를 기획하던 공간은 빈 건물에 임시대여를 하여 진행하던 식이었다면, 최근에는 이를 위해 새롭게 건축하거나 기존의 공간을 재건하여 해당 콘셉트만의 공간을 구획하는 단계까지 오르게 되었다.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. 그만큼 기업에서 이를 통한 프로모션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, 새로운 소비층과 이미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 있다.
  최근 성수에 굉장히 신선한 건축물이 건설되었다. 바로 TAMBURINS 성수이다. 플래그십 스토어인 TAMBURINS 성수는 콘크리트 골조만으로 지어져 마치 짓다 만 건물 같은 인상을 준다. 이 곳은 최고 지상 3층까지 지을 수 있는 땅인데, TAMBURINS 성수는 1층에만 매장이 들어서 있다. 더욱이 향수와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뷰티 매장이라는 점도 의외다.

출처 : TAMBURINS 공식 홈페이지
출처 : TAMBURINS 공식 홈페이지

  이 공간이 오픈한 후 세간에서 많은 이야기가 들려왔다. 건물이 앙상하다, 이것이 다 만들어진 것이냐, 이러한 공간은 어떻게 돌아다녀야 하냐, 기존에 봐왔던 건축물이 아니다 등등 긍정과 부정을 오가는 의견 속에서 개장했는데,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.
  해당 기업은 자사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선보이기 위해 왜 이런 공간을 설계한 것일까? TAMBURINS의 브랜드 스토리에는 이 플래그십 스토어의 콘셉트를 ‘생경한 형태의 정원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. 그간 해당 기업의 공간 콘셉트 이미지들을 모아 보니 기존에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아이디어로 방문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디자인이 많았다. 그렇기에 이번 공간도 그 연장선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.
  과거 성수는 많은 공장들이 즐비했던 지역이다. 지금은 그 공장들이 철수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공간이 들어서면서 활기를 불어넣어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중이다. 그러한 문화를 반영하듯 이번 TAMBURINS 건축물의 콘셉트 역시 브루탈리즘에서 빌려와 이를 구성한 듯 보인다. 제한된 재료를 이용하여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공공건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면 아주 성공적인 프로모션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.
  예술을 가미한 콘셉트와 이에 맞는 건축물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그 경계는 굉장히 좁혀져 몇십 배의 홍보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. 앞으로는 단발성인 공간에서 홍보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, 이를 장기적으로 보고 하나의 건축 작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한다면, 홍보와 건축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큰 영감과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?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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